이야기/후기

Beautiful Mint Life 2013, 첫째날 다녀오다.

노리. 2013. 4. 28. 01:54

오만 페스티벌이라는 페스티벌은 다 쓸고 다니면서 국내 라인업으로는 확실히 보장이 되는 페스티벌 중 유일하게 건드려보지 않았던게 바로 이 뷰민라.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라인업이 뜨는 걸 보고.. 3차 발표가 되자마자 훅 질러버렸다. (팔할이 불나방 스타 쏘세지클럽의 귀환 때문이었..)


아람누리 극장은 지난번 딕펑스 공연 보느라고 방문해본 적이 있는 곳이라서 가는 길 찾거나 하는게 번거롭지는 않았는데 (가다가 뻘짓을 좀 해서 그렇지. 버스 번호를 착각해서 놓쳤다거나, 두정거장 일찍 내려서 택시탔다거나 하는... 나 왜그랬지;) 공연 자체에 대한 경험치가 전무하다보니 좀 감이 안잡히긴 했다. 나는 어차피 같은 민트페이퍼 계열의 공연이니까 GMF랑 비슷하겠거니 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는?


여튼, 도착하여 메인 무대를 보니 계단식 야외극장. 일찍 도착한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있어 자리싸움이 치열하겠거니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느긋하게 입장하고 보니 이미 계단 좌석은 다 차있는 상황!!!



일단 콘솔 뒤쪽에 돗자리펴고 자리를 잡고 여기저기 구경다니면서 탐색 시작. 민트페이퍼 계열의 공연에 경험치가 높은 일행들 덕에 이런저런 설명도 듣고 ㅋㅋ 먹을 거 파는데 가서 기웃거리기도 하고 ㅎㅎㅎ 맥주는 역시 호가든. 호가든 생맥으로 낮술타임 시좍. 



아 저 건조하고 못난 내 손;



요기는 메인무대 옆의 까페 블로썸 하우스 무대. 여기가 바로 나의 헤드라이너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이 설 무대!!!! 조 의자에 앉아서 볼 수 있으면 좋겠고나, 싶었지.



아 진짜 딱 봄이 느껴지는 무대더라. 벚꽃이 사방으로 피어있고 따뜻한 햇살에 바람이 살랑살랑.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10cm 공연은 돗자리에 앉아서 점심 먹으면서 감상. 완전 파자마로 의상을 갖춰입고 셋팅해서 나온 10cm는 역시나. 스모킹,이라는 노래 정말 미치는줄 알았다 조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워낙 사람이 많아서 잘 보이는 자리에서 감상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신나게 어깨춤 춰가며 맛난 음식 먹어가며 즐긴 공연도 충분히 마음에 들었음. 담에 각잡고 공연 제대로 함 보러가야지 싶더라 ㅎㅎㅎㅎ


그리고 10cm가 끝나고나서 빠지는 사람들 틈을 봐서 계단 좌석에 착석하여, 다음으로 관람한 것이 제이래빗.

아 진짜 이 아가씨들 노래 참 달달하고 즐겁고 귀엽고, 딱 봄에 어울리더라. 작년에는 버스킹 공연으로 뷰민라에 참가했는데 올해 메인 무대에 진출했다며 신나서 공연하는데 보는 내가 어찌나 즐겁던지. 아, 봄이다. 봄. ㅎㅎㅎ


그 다음은, 윤한. 아 이 뮤지션, 매력적이다 *_*



페스티벌엔 프레스로 들어갈거 아니면 무겁게 카메라 짊어지지 않고 다니는게 신조라서 ㅎㅎ 불쏘클을 위한 캠코더 말고는 똑딱이가 다였기에 요정도 스케치로 ㅎㅎ

영 생소한 아티스트여서 시큰둥해 하니 일행들이 되게 괜찮은 뮤지션이라고 강추한다. 일단 무대에 들어오는 것이... 훤칠한 훈남. 몸도 좋다 *_*

아 근데 이 사람이 정말 말하는 센스도 ㅋㅋ 과하지 않게 유쾌한데다가 Jazzy한 밴드 구성으로 Jazzy하게 음악을 풀어내는데 느무나 멋진게라!!!!

"안녕하세요, 피아니스트 윤한입니다" 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멘트도 멋지고 마음에 들었다. 워우. 게다가 음악이 너무 세련됐어.... 당장 찾아듣고 싶어지는 맘이 드는!

남들은 나이들면서 점점 조용한 노래가 좋아진다는데 나는 어찌된게 시간이 지날수록 더 Rocking한 노래를 찾는지라 이런 류의 음악에 한동안 뚱했는데, 엄청나게 매력적이었다. 역시 음악가는 음악으로 사람을 홀리는 맛이 있어야지. 마음에 들었어. 기회되면 또 찾아가서 보게 될지도?!



그리고 이어지는 권순관의 무대. 역시 노리플라이인가. 팬 언니들 엄청 보이더라.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살벌하게 촬영 제재를 하는 와중에도 본 공연 전 리허설 하는데 언니들이 어찌나 열과 성을 다해 촬영에 임해주시는지 ㅎㅎㅎㅎ 뭐 요즘 자주 겪게 되는 상황이고 나도 카메라를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입장이니 완전 공감되는 가운데서도 재미나더라. 인기있는 옵퐈들은 역시 달라 ㅎㅎ



바로 붙어있는 Cafe Blossom House 무대와 소리가 겹치면 안되니 타임테이블이 완전하게 교차된다. 하여 옆 무대가 끝날 때 까지 자리에 앉아 기다리면서 햇볕 쬐고 바람 쐬고 하늘 구경하면서 딕펑스의 VIVA 청춘 무한 반복 ㅎㅎㅎㅎㅎㅎㅎㅎ 러쉬 콘서트 하는 날이었는데, 신곡 처음 할거라는 생각에 좀 아쉽긴 했지만 애초에 예매를 먼저 해둔게 뷰민라인데다가 아무래도 놓칠 수 없는 좋은 공연들이 줄줄이인데 무게를 따져봐도 이 곳을 선택하는게 맞는 것 같아서 미련없이 걸음을 한 터였다.

선택에 후회는 없었다. 나중에 보니 역시나 공연은 잘 했고 ^^ 역시나 멋지게 찍어오신 분들 덕에 가지 못했어도 간 것 처럼 무대를 볼 수 있고... 뭣보다 이렇게 화창한 날씨에 딱 어울리는 노래를 무한 반복해서 들을 수 있었으니까 그거면 됐어. 


아 진짜 좋드만. 내새끼들 노래. ㅎㅎㅎㅎ



비눗방울 작렬 ㅎㅎ 사진 제대로 찍었으면 되게 이뻤겠더라 *_* (<- 기본적으로 찍덕 마인드;;;)


권순관 무대를 두 곡 정도 남겨두고 메인 무대에서는 철수. 화장실에 들러 하루종일 햇볕 아래에 찌들어있던 매무새도 가다듬고 저녁 공연을 준비하고 다시 거동하기 위하여 채비. 원래 계획은 그렇게 몸가짐을 바로하고 ㅋㅋㅋㅋㅋ 바로 Cafe Blossom House로 가서 박경환 무대를 본 다음에 사람들이 빠지면 자리를 잡고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을 영접하는 거였는데..... 아람누리 극장 내부 화장실에 들렀다가 나오는 길에 급 -_- White Moon Lounge로 선회.... 하루종일 보들보들한 노래만 들었더니 몸이 들썩거려서요 ㅠㅠ 나도 모르게 술탄 오브 더 디스코를 택해버렸어요 ㅠㅠㅠㅠ



맨 뒤에서 폰카로 찍었더니 화질이 이따위 ㅋㅋㅋㅋㅋ 무대 엄청 이뻤습니다. *_*


일단 들어서니 뒤쪽이 좀 여유있길래 뒤쪽 펜스에 가방을 던져놓고 넉넉하게 서서 리허설 하는 술탄을 보면서 흔들흔들- 놀고있는데 누가 되게 자연스럽게 인사를 한다. 누군가하고 봤더니 오우 우리의 황베 *_* 소속사 식구라고 사운드 체킹해주러 왔단다 ㅋㅋ (술탄과 불쏘클 모두 붕가붕가 레코드 소속!) 난 걍 술탄 보러 놀러온줄 알고 왜 혼자있냐고 다른사람들 없냐고 물어봤는데 그게 아니라고. 오 뭔가 무대에 사인 주고받고 멋있었어 ㅎ 얼굴 본김에 캔커피라도 주려고 주섬주섬 챙겼는데 그 새 사라져버려서 실패;;; 그래도 의외의 장소에서 깜짝 만나서 되게 반가웠으욤! 느항항.


그나저나 역시 페스티벌은 좀 놀아줘야 맛이지,라는 자세로 좀 여유있게 서서 재기발랄 술탄과 함께 땐스타임!을 즐기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제법 들어와서 말이지 ㅋㅋㅋ 밀리고 밀리다가 거의 낑겨버렸음 ㅎ 공연 시작 직전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진행요원들이 좀 안으로 들어가라고 사람들 못들어온다고 정리하기까지....

큰 가방 메고 자기 여자친구를 앞에 세워서 껴안고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가방으로 주위사람들을 치며 노는 진상 커플남때문에 -_- 초반에 기분을 잡친 것 말고는 전반적으로 매우! 유쾌하고 즐거운 공연이었다. 술탄이잖아. 말이 더 필요한가 ㅋㅋㅋㅋㅋㅋ 지난번 터번 공연 못봐서 너무 아쉬웠는데 덕분에 20%는 덜었어... 랄까. 아오 클럽 공연할때 제대로 함 봐야지 도대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춤도 다 따라서 못추고 ㅠㅠㅠㅠㅠ 그래도 본게 어디야. 뭔가 너무 얌전하게 앉아서 얌전한 노래들만 듣다가 이제야 좀 노는 기분이 났달까. 그래, 뛰어노는 맛이 있어야 페스티벌이지. 안그래? ㅎㅎㅎ


마지막 곡 시작할 즈음 입구쪽으로 빠져나와서 끝나자마자 다시 Cafe Blossom House로 이동. 박경환 무대도 진짜 보고싶긴 했는데... 뭐 어쩔 수 없었... 쿨럭;;;

여튼,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빠져서 다행히 의자에 앉을 수 있었다. 해 떠있을 때 직사광선 맞을 때는 더워서 죽을 것 같더니 해가 지니까 제법 쌀쌀.



아 근데... 이 무대, 지나치게 아름답지 않은가.



여태 보아온 중 제일 아름다운 무대가 아닌가 싶다. 자연이 만들어준 절경 앞에 세워진 아담한 무대. 아웅♥



방금 전까지 술탄 무대에 올라있던 김간지는 여기서도 다시 셋팅을 가다듬고 있고요 ㅎㅎㅎ 열심히 리허설 하면서 사운드 체킹중이신 전설의 불쏘클! 꺄아-!!!!!



아 무대 예뻐 너무 예뻐 ㅠㅠ



이 아름다운 무대에 올라...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은 멋진 귀환을 이루어내고야 말았다.

아, 엄밀히 말하자면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 The Grace"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아하게 거듭날거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르츠 킴이 없이 김간지가 신디사이저와 건반, 전자 퍼커션과 멜로디언까지 죄다 커버를 하고 있더만 ㅋㅋㅋ 쫌 전까지 술탄 무대에서 미친 드러밍으로 사람 미치게 만들던 그 김간지가 맞나 싶을 정도의 변신!!! 

그리고 뭔가 여전하면서도 뭔가 더 마초스러워진 유미의 쌈빡한 드러밍과 언제나 늘 그렇듯이 최고의 베이스연주를 선사해준 까르푸 황 ㅠㅠ 옆에서 보던 어떤 언니가 "필이 남다르다"고 했는데, 확실히 맞는 말이다. 불쏘클의 음악은 그야말로 필이 남다르고, 그 필은 리듬 파트의 남다른 그루브에서 오는 것이다. 그 기반이 되는 두 사람의 연주니 뭐 다른 말이 필요한가. 사람 미치고 팔짝 뛰는거지 ㅎㅎㅎㅎㅎ


그리고 조까를로스.... 아 정말 반갑소 ㅠㅠ 왜 이제 돌아왔소 ㅠㅠ 자주봅시다 너무 조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덟곡 일사천리로 달리고, 왠지 앵콜곡일 것 같았던 석봉이까지 엔딩으로 듣고 나서- 앵콜을 외치는 관객들을 쌩까고 올라와서 드럼에 있는 마이크 매정하게 확 빼면서 무대를 정리하는 스탭들 때문에 아 앵콜이 없나보다 하고 짐 챙겨서 집에 가려고 걸어나오는데... 갑자기 누가 외친다. "다시 나왔어!" 그리고 흐르는 그 노래!!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앤비라니 이런식으로 뒤통수를 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생애에 그렇게 민첩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순식간에 앞쪽으로 뛰어나가 맨 앞줄에 자리잡고 ㅎㅎ 그분들을 영접했다 ㅎㅎㅎㅎ

그 엄한 씨큐리티들을 뚫고 최소한의 공간만 남겨놓고 무대 앞으로 몰려가서 모두 함께 알앤비를 열창하며 환호하던 관객들이라니 ㅠㅠ

심지어! 내가 그래 술탄 나잠수가 올라오는 것 까지는 예상했는데!!! 권정열까지 나왔어!!! 우어!!!!!!!!!!!!!!!!!!!!! 아 완전 좋아!!!!!!!!!!!!!!!!!!!!!!!!!!!!!!!!!!!!!!!!!!!!!!!!!!


다들 정줄놓고 달리면서- 그렇게, 나의 헤드라이너의 공연은 끝났다.

나는 내일 가지 않지만.... 분명 불쏘클의 이 무대가 뷰민라 2013의 최고의 무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정말 한순간 환희에 불타올라 무대 앞에서 그 처량맞으면서도 찌질한 노래에 열광하는 관객들의 열기는 보통이 아니었다규!!!!






행복해... 너무 행복해... 이게 사는 맛인가봐 ㅠㅠㅠㅠㅠㅠㅠ

이 기분을 싸안고, 찍어온 영상 내내 돌려보면서 행복하게 잠들어야지 ㅠ0ㅠ

내일은 타틀즈와 함께 이렇게 행복할테야. 훌쩍.






한줄 요약 :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 영접하세요. 믿음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