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일기

근황

노리. 2013. 11. 18. 16:20

뭐 별거하고 하는 인간도 아니니 근황따위, 그냥 수다를 풀어놔야겠기에 일하다말고 키보드를 잡는다.

(사실은 한시간여 남은 티켓팅에 벌써부터 심장이 쫄려서 암것도 못하고 떨다가 키보드를 잡았다고는 말 못한다)



1. 11월 15일 주간 공연 영상을 벌써 일주일전에 올려놓고는 인제사 업데이트한 건 게으름도 게으름이지만... 뭔가 기운이 빠졌달까. 아주 가고싶었다기보다 이래서 저래서 그러니까 저러니까 꾸역꾸역 간 공연들이 반이라서 좀 기분이 꽁기했다. 즐기려고 하는 공연질인데 뭔가 의무감을 느끼나 싶기도 하고. 심지어 그와중에 사고도 하나 제대로 터져놨으니 기분이 좋을리가.


2. 다 지난 마당에 언급하기도 그렇지만.... 로펀의 너에게 소동은 예견한 바였다. 기둥에 시야각이 생기는 쪽 펜스에서 공연을 본 터라 당시 발언을 할 때의 콘치 얼굴을 보지는 못했는데, 발언 자체로 상당히 기분이 언짢았다. 내가 서태지를 좋아한다거나 그 노래에 대한 추억이 얽히거나 한 것은 부차적인 문제다. 물론 우리나라 방송에서 요즘 섹드립은 흔해빠졌고 적당히 성적인 농담은 위트로도 먹힌다지만, 그 수많은 관객, 게다가 98%가 여자인 관객들을 앞에다 두고 "미성년자를 범하다"는 말을 함부로 뱉는 것은 정말 상식 수준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물론 그 앞에 서있는 건 그들의 발언에 관대하기 그지없는 팬들이 대다수이고 여태까지 그런식의 발언이 수차례 용인되어 온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함부로 막 해도 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너에게 찍은 영상은 폐기처분했다. 무대 자체는 유쾌하고 즐거웠으나 그다지 즐겁게 볼 수 없는 마음이 되어버려서 그냥 찍다말고 꺼서 지워버렸다.

로맨틱펀치는 이제 홍대에서도 엄청나게, 인기있는 밴드다. 퀸을 꽉 채워놓고 감격할만한 레벨의 밴드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저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노닥노닥하는 공연이 아닌, 그들의 이름을 듣고 즐기려고 찾아온 가벼운 팬들도 있을 수 있으니 그들에게 쓸데없는 선입견을 심어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수위조절은 해가며 공연했으면 좋겠다. 제발, 이번 사태의 문제점을 "서태지"를 건드렸다는 부분 이외에도 다른 각도에서도 반성해주길. 애정을 가득 안고 그들의 무대를 지켜보는 입장에서 간절하게 바라는 바.


3. 심야약속이 있어서 어쩔까 하다가 연락해보니 다들 모이는 시간이 더 늦어진다고 하여서 로펀 공연 끝나자마자 FF로 이동. FF에서 이런 분위기의 공연을 보는 것도 색다른 느낌이라, 11시 11분 덕에 겪는 FF의 또 다른 모습을 만끽하였다. 늦게간덕에 자리가 그다지 시야가 좋지는 못해서 늘 그렇듯 사이드에 올라앉았더니 나를 보았다는 제보가 여기저기서 들어온 것은 함정;;;;;

차라리 그냥 아는척 해주세요... 근데 저는 어떻게 알아보시나요;;; 하하;;;;;

11시 11분 공연 시작즈음에 뒤쪽에 몰려앉아 미친듯이 떠들던 한 무리는 매우 유감. 그 조용한 분위기의 노래를 부르는데 사람이 많지도 않은 클럽에서 그렇게나 아무 상관 없다는 듯이 떠들어대는 건 매우, 실례입니다. 예의는 지켜가면서 공연 즐깁시다 쫌 -_-


4. 이도저도 아닌 정돈되지 않은 어수선함은 확실히 적성에 안맞는다. 피콕&아이씨사이다의 공개방송 공연... 깨알같은 재미는 있었지만 뭔가 집중도는 현저히 떨어지는 공연이었음. 심지어 입장번호 4번을 잡아놓고도 집에서 늦게 나오는 바람에 입장시간을 놓쳐서 컨디션이 많이 다운된 탓도 있긴 했지만 그거야 내탓이고 ㅋㅋㅋ 그리고 입장해서도 홀몸인지라 자리 잴 필요가 없어 두번째줄 사이드에 앉아서 공연 볼 수 있었으니 위치상 불리한 점도 없긴 했는데, 여튼... 뭐랄까, 전반적인 분위기가 너무 어수선해서 그게 좀 아쉬웠달까. 그것도 취향의 문제라면 할 말은 없지만. 여튼 간만에 아이씨사이다(로 쓰고 연식이라 읽는다;;)를 봐서 즐겁고 좋았음. 두번째 무대에 섰을 때는 카메라 버리고 그냥 마구 뛰어 놈 ㅎㅎ


5. 로큰롤라디오 단공은 매우 흡족했음. 상상마당임에도 불구하고 음향이 참 밸런스가 안좋아서;;; 뭥미 했던거 말고는 다 좋았다. 참 괜찮은 음반이야. 하나부터 열까지 맘에 안드는 곡도 없고. 공연 끝나고 내현군에게 피크도 받고(일행은 스틱 받고 ㅋ) 피크에 사인도 받고 씨디에도 사인받고 뒤풀이로 맛난 치킨에 맥주도 마시고. 그게 행복이지 뭐겠누!!!! 이네들도 엄청 잘될거같다. 진짜 괜찮은 밴드다 로큰롤 라디오 -_-!!! (One Week는 영상 찍은거 보니 음향때문에 패망했다 ㅋㅋㅋㅋㅋ 기타소리밖에 안들려 ㅠ0ㅠ)


6. 지난 주말에는 김장때문에 모든 일정을 다 버리고 (내 오디션... 내 GOGOS2 공연.. ㅠㅠ) 집에 내려가서 어무이를 도와드림. 사실 대구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동네라서 일요일에 김장 다 해놓고 대구 현대백화점 공연 건너가볼까 했는데 그랬다가는 아마 내가 오늘 출근하지를 못했겠지요. 은근 체력을 쏟은 덕에 일요일날 하루종일 올케랑 둘이서 병든 닭모냥 졸다 깨다 뻗었다 일어났다 난리. 3시 좀 넘어서 출발해서 집에 도착했더니 8시였던건 함정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그렇게 오래걸릴 줄이야. 차라리 대구에서 기차타고 올라왔음 것보다는 더 일찍왔을지도 모를 일인데 말이지 ㅎㅎㅎ 아쉽긴 하지만 뭐 미련둬봤자 돌아올 시간도 아니고, 그렇게 즐겁게 공연 한자락 했으면 되었다. 유튜브 뒤져보면 이제 좋은 영상이 차고 넘칠만큼 흐르는게 이네들의 위상이다. 좋은거지 ㅎㅎ


7. 잘되었으면 잘되었으면 더 잘되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심정이기는 한데, 그래도 가끔 예전이 생각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양심적으로 피부가 그지경이면 BB크림정도는 바르고 무대에 올라가란말야 ㅠㅠ 미용실까지 가는 등 돈들일만한 공연은 아니라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머리에 왁스칠정도는 해 ㅠㅠ 라고 징징거리던 그 때 그 시절이 그리워... ㅎㅎㅎ 이쁘고 잘생긴 애들도 귀엽지만 못나빠져가지고 갑자기 살쪄서 배나온채 피아노치고 좋다고 낄낄거리고 웃고 공연 끝나고 나가는데 문 뒤에 숨듯이 몸 붙이고 서있다가 나오면서 깜짝 놀라는 관객들 보고 지가 웃고 뭐 그랬던, 얼마 지나지 않은 그 때 말이지. ㅎㅎㅎㅎㅎ

이미 지나버린 시절이니 니들은 하늘 멀리 저멀리 훨훨 날아오르렴. 누나는 또 다른 밴드를 찾아 하이에나처럼 헤매이고 살아가마 ㅎㅎㅎ


8.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연 타이틀 겁나 맘에 듬. 기꺼이 카메라 버리고 미친듯이 머리 풀고 놀아주겠음. 엄마의 환갑은 다른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아내었으므로! ㅋㅋㅋ


9. 그치만 티켓팅은 역시나 여전히 무지하게 엄청 떨립니다 ㄷㄷ


10. 야구판의 난리통은 며칠째 SNS에서 난리치며 지인들과 법석을 떨었더니 이제 좀 진정이. 뭣보다 이대형의 FA대박계약이 화두인데.... LG가 안잡은건 당연히 맞는 얘기다. 8500주던 애를, 뭐하나 성적이 나아진 것도 없이 계속 떨어지기만 하던 애를 FA가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3배 넘게 연봉 올려주며 데리고 갈 이유는 손톱만큼도 없다. 모두가 그랬겠지만 그넘이 진짜로 FA선언을 할줄도 몰랐단말이지. 뭔 양심이야 저건, 했는데 진짜로 FA 선언을 하고 시장에 나와서 이용규의 빈틈을 파고들어 기아와 4년 24억 계약이라니.... 헐. 첨엔 정말 기아가 미쳤나 어이가 없네 헐헐헐 기함을 했는데, 인생은 저렇게 살아야하나 싶기도 한거다. 어차피 프로야 몸값 장사인데 정가여부야 어떻든 맘 급한쪽에서 웃돈주고 데려간다고 하면 땡큐인거지. 하필 옮긴 팀이 기아라 내가 평생가도 너를 응원할 일은 없지 싶다만 그동안 즐거웠다. ㅅㄱ형님은 안고 죽었어야했다고 장탄식했지만 그건 박뱅얘기고... 이대형이 아무리 터진다고 해도 24억어치 터질리는 없기 때문에 난 그냥 그러려니 할란다. 정말 배아프려면 걔덕에 기아가 우승을 해야하는데, 대박에 대박을 덮어서 터뜨려도 걔덕에 우승할리는 없단말이지 -_-; 뭐, 두고봐야 알일이니 입방정은 이제 그만. 잘먹고 잘살아. 그동안 덕분에 즐거웠다. 보상선수는 그간의 정에 대한 보답으로 알고 잘 쓸께 -_-*


11. 최준석의 계약을 마지막으로 FA시장은 판을 접었다..... 몸값이 뿔어난덕에 이래저래 말들이 많은데 그거야 뭐 내알바 아니고, 스토브리그도 접혔으니 이제 심심해서 뭐하고 사누 ㅠㅠ 12월에 골글이나 보고... 1월달에 여기저기서 나오는 전지훈련 기사들이나 보고 지내야겠고나. 이번에는 전지훈련 참관단 함 가볼까 했는데 그때 한창 회사 바쁠때라 꿈도 못꿀듯. 울오빠가 3년안에 우승시킨다고 했으니 3년 동안 2번 정도는 가뿐히 우승해보자스라. 내 사랑하는 쌍디들아.


12. 프란츠 퍼디난드 공연 D-10. 아 설레요. 많이 설레요. ㄷㄷㄷ


13. 진짜로 가고싶고 보고싶고 즐길만한 공연만 가자. 괜히 이러고 살아야되나 회의감에 젖고 그르지 말고. ㅎ






아,

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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