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일기

2013년 10월 20일. 내 시즌이 끝난 날.

노리. 2013. 10. 21. 11:12




1. 월요일이라고 정신없이 달리고나니 이 시간일세. 그래도 바쁜게 좋지 ㅇㅇ


2. 금요일 댄위락 놓친 건 생각보다 아쉽지를 않으네. 내가 많이 피곤하긴 했나보다. 그래도 일찍 집에가서 엄마랑 수다떨고 힐링힐링 했으니 그게 얻은게 더 크다고 할 수 있겠음 ㅎㅎ


3. 주말에 외가에 밥먹으러 가는길에 추워서 일요일 야구장갈때 입으려고 가져갔던 유광점퍼를 꺼내입고 갔는데... 사촌동생들이 와 누나 멋있는거 입고왔다며 캐 비웃음 (아니라고 하겠지만 니들은 비웃은게 맞다 ㅠㅠ) 삼성팬들 소굴에 그걸 입고 간 내가 등신이지... 가만 앉아있는 나에게 두산이 올라오든 엘지가 올라오든 삼성 들러리일 뿐이라며 자꾸 헛소리를 씨부려서 패려고 하다가 (역시 삼빠인 ㅠㅠ) 어른들 잔뜩 계셔서 고이 참고 점퍼는 벗어다 방에다 일단 처박았다. 아 소수의 설움이여 -_-


4. 내 야구 응원의 구력을 논하다가 갑자기 나에게 "야구 해 볼 생각은 없냐"는 사촌동생님아. 내가 여기서 뭘 더 취미로 했다가는 일상이 파탄날거라는 생각은 안해봤니;;; 학교다닐때 구기종목 하면서 못한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으니 수비하고 던지는 건 잘 할 수 있는 자신이 있다만.... 일단 나는 발이 느려서 안된다 -_- 


5. 하여 일요일 대망의 야구 관전. 집에서 점심도 안먹고 아침나절부터 버스타고 같이 가기로 한 또 다른 사촌동생과 함께 상경하여 부랴부랴 경기장으로 갔는데.. 갔건만..


6. 이미 어제 할 삽질은 다 해서 더 할 말도 없긴 하지만, 참, 가슴아프더라.


7. 역시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시즌중에는 잘 하지 않던 삽질을 감독님이나 선수들이나 푹푹 떠 하고있는 걸 보니 내 속이 다 타들어가고 안타깝고. 중압감이라는 건 쉽게 설명이 안되는 그 무언가다. 그래.... 고기 많이 먹어본 두산 참 잘하더라. 


8. 막판에 말도 안되게 점수를 퍼주면서 당하는데, 좋다고 펄쩍펄쩍 뛰어오르는 두산선수들을 보다가 축 처져서 덕아웃에 앉아있는, 혹은 그라운드에 나와있는 내 선수들을 보니 그렇게 가슴이 먹먹하고 아프더라. 4강에 올라온게 어디며 여기까지 해준게 어딘데... 내 욕심이 과했나 싶고. 그래도 중간에 때려치고 나올 마음이 들지 않았던 것은 올 한해 그렇게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꼭 마음을 담은 박수는 쳐 주고 싶어서.


9. 겨우겨우 눈물 닦고 박수쳐줄 수 있어서. 고맙다고 내 마음을 담아 박수쳐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덕분에 올 시즌이, 지난 20년이 행복했다...


10. 늘 무언가에 미쳐서 살아가는 내 인생을 하나로 관통하는 것이 저 줄무늬 유니폼 입은 인간들의 야구였다. 그러니 앞으로도 그럴테지. 이제 봄날은 시작되었으니 열심히, 앞으로도 마음을 담아 응원하리라.


11. 다시 일상의 시작이다. 이번 주말에 있을 공연들 신나게 즐기고, 주중 약속 신나게 즐기면서, 일도 열심히 하면서 살아가자. 그렇게 살다보면 또 좋은 일이 생기고 그러는 거 아니겠어?


12. 나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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