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ND

2013.03.25 내여페 소극장 : 11시 11분, 바겐 바이러스

노리. 2013. 3. 26. 01:09

공연 이름을 까먹었다.. 내가 그렇지 뭐;;


여튼, 실명공개 공포증이 있어 싸이에 클럽을 두고 있는 밴드들의 홈에서는 거의 활동을 못하는 덕에 정보에 좀 어두운 편인데, 트위터로도 알게되고 댓글로도 제보를 받아 (감사합니다 ^^) 대학로 내여페 소극장에서 연극이 없는 월요일에 3월 한달동안 11시 11분이 게스트로 출연한다는 소식 접수... 하여, 한 번은 가야지, 했는데 그게 마지막날인 오늘이 될 줄은 몰랐네; (사실 지난주에 가려고 폼 딱 잡았었는데 몸도 안좋고 귀찮고 해서 안갔.... 엄청 후회중;)


지난주말에 하도 치이는 공연을 봐서 트라우마라도 생겼는지; 좀 여유있게 가도 여유있게 볼 수 있는 공연임에 틀림없음에도 좀 일찌감치 나서서 도착. 걍 시간 맞춰 가도 될 뻔 했지. 생각해보면... 한창 뮤덕질 하던 시절에는 대학로가 내집같아서 골목골목 구석구석 있는 공연장 참 열심히도 다녔었는데 싶어서 감회가 새롭더라. 그러고보니 이 옆에 있는 2층 공연장에는 가봤는데 여기는 처음 와보는 것 같더라. 뭐 하긴... 대학로 공연장도 부침이 심해서 이름도 자주 바뀌고 공간도 바뀌고 해서 언제 와봐놓고 까먹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ㅎㅎ


여튼, 벽에 가득 붙은... 현재 올라가고 있는 연극의 배우들 사진이며 내부 공간이며 보면서 기다리다가, 입장.



공연장 입구 사진을 찍는다는게 깜빡했네;;; 할 수 없지 -_-;


사실 주 목적이 명확하게 11시 11분이었던지라, 오늘의 주인공인 "바겐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전혀 정보도 없이 갔다가 생각외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자세한 얘기는 뒤에 하기로 하고.... 왠지 저번에 바다비에서 봤던 "따로 노는 밴드" 생각도 나는것이, 구성도 좀 비슷해뵈고 그러네? ㅎㅎ 

젬베-보컬-기타 구성으로 이루어진 3인조 어쿠스틱 밴드, 바겐 바이러스. 3월 한달동안 공연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게스트로 올라간거까지 합치면 7~8주 된다는데. 워우.




그리고, 카메라 설정 조정 미리 잘 안해놔서; 노출이 살짝 과다된 11시 11분 사진들..

....오늘 아예 작정하고 풀캠질. 카메라로는 내내 윤수군 잡고, 캠으로는 내내 용규군 잡았다. 내 소원을 이루었어. 개별 직캠이라니 우워어...

편집해서 갖고 놀아야지 ㅠ


곱구려, 청년.


아 진짜 귀여어 ㅠ



초반에 Tree Frog 시작하다가 음향사고때문에 끊고가는 불상사가 있었으나, 전부 오랜만에 듣는 레파토리라서 즐겁게 공연을 봤다.

사진 좀 덜찍긴 했지만 ㅎㅎ 그래도 영상으로 모든걸 남겼으니.. 난 다 가졌어!


두 총각네들 모두 수고수고하셨나이다 ㅋ



기타군의 솔로, 보컬+기타의 노래, 그리고 완전체의 무대... 바겐바이러스 무대 보는 내내 참 즐거웠다. 너무 방정맞게 혼자 앉아서 와하하 웃어버려서 창피할만큼;;;







그나저나, 오늘이 보컬군의 생일이라고 깜짝 생파를 준비했는데... 뭔가 되게 머쓱한 표정의 11시 11분 멤버들이 따라나온다.

후다닥 생파를 마치고 이어지는 젬베군의 증언;

...완전 시크릿으로 케잌 준비하고 생파를 계획했는데, 용규군이 잘못알아서; 기타군의 생일인줄 알았단다. 그래서 보컬군 있는데서 기타로 생일축하 노래를 뚱땅거리면서 연습을 했다는.... 때문에 서프라이즈 기획한 젬베군은 식은땀 줄줄 흘리고 눈치 깐 윤수군은 올데도 없는 연락이 왔다며 빨리 나오라고 용규군을 닥달하고 영문을 모르는 용규군은 그자리에서 계속 생일노래를 연주했다는 슬픈 이야기.... 정작 본인은 뭐 그런줄도 몰랐다고 서프라이즈에 완전 즐거워했으니 그거면 됐다 ㅋㅋㅋ

케잌 들고 퇴장해서도 계속 죄송하다고 나타나서 싹싹 비는데 귀여워서 죽을 뻔 했네 ㅎㅎㅎ 공연 시작하고도 한동안 그게 잔상에 남아서 웃음이 터져 혼났다 ㅎㅎ




자책하지 마시오, 본인은 몰랐다잖아. 그래도 즐거웠 ㅋㅋㅋㅋㅋㅋ








덧.


지난번... 그니까 3월 초에 있었던 오뙤르 공연 때, 공연 잘 봤다고 잘 보고 있다고 응원하노라고 꼭 인사를 전하고싶어 손이 심심하지 않게 수제비누(내가 만든거 아니고;;; 미쿡에서 만들어서 우리나라에 판거;;) 선물을 준비해서 갔었는데- 워낙 만소오병이 되어놓으신지라 -_-; 공연 끝나고 기다리는 사람들 틈에 끼기도 뻘쭘하고 혼자서 거기서 멍때리고 있자니 그것도 멋적고 해서 집에 그냥 들고 왔었더랬다. 그걸 거의 한달을 묵혀놨었는데, L양한테 오늘 공연장에 그걸 들고 가서 다시 인사를 시도해보겠다고 하니 "못주고 오면 그자리에서 씹어 먹고 와요 -_-" 라는거다.


.....아 진짜 그 말 한마디 강하대. -_-;;; 사실 공연 끝나고 바로 동네 언니네 집에 들러서 중요하게 문서 확인할게 있어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정리가 되었다 한들 장비 정리하고 언제 나올지 기약이 없는거다. 하여 그냥 오늘도 퇴각하고 말까 하다가 가져간 꾸러미를 보니... 저거 비누 작지도 않은데 진짜 야식으로 비누먹어야되는거 아니야 싶은것이 등골에 소름이 -_-;;;;;;;;


하여 그냥 집에 가지도 못하고 짐 싸들고 로비로 나가서 잠시 고민하고 서성이는 사이에, 운좋게 잠깐 나오는 멤버군을 잡아서 인사 전하고 선물도 전했다. 

성격상 친목을 도모할만큼 자주 마주치며 인사 건네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역시 응원하고 있고, 잘 듣고 있다는 한마디 건넨 자체는 참 뿌듯하다.


요즘 개인사가 그다지 평탄치만은 않아서... 그게 또 앞으로의 내 인생이 걸린 문제들이라서 머리들이 복잡한데, 우리나라에서 음악을 하면서 이렇게 한걸음 한걸음 쉽지 않은 길을 나아가는 저런 인생들을 보면 내가 힘을 내지 않을 수가 없는거거든. 그들이 만든 노래를 들으며, 그들이 가는 길을 지켜보며 힘을 얻는 나같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그들이 알고, 또 그것으로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요즘 11시 11분을 보면서,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얻고있는 것이 많아서 꼭 인사하고 싶었는데, 다행이지 뭐니 ㅎ


뿌듯뿌듯. 얼른 인코딩 돌리고 자자 *_*

(....도대체 며칠째 끄지도 못하고 영상 돌리고 올리고; 내 컴퓨터야 주인 잘못만나서 어쩌니.... 미아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