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일기

이제 결승이다. 슈퍼스타K4의 딕펑스.

노리. 2012. 11. 20. 13:17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내가 찍은 태현이 사진 ㅇㅇ




_ 딕펑스가 슈스케에 나갔다.

올 3월 초. 탑밴드 지원/마감 상황으로 씬이 들끓을 때부터 딕펑스가 언제 영상을 올리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아니 뭐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지, 여튼 탑밴드 시즌2가 프로 밴드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몽니를 필두로 웬갖 상네임드 밴드들이 우르르 출몰하면서 이게 어찌되려나 싶기 시작하더니 결국은 마감시간까지 딕펑스는 영상을 올리지 않았다. 부산 단공때까지만 해도 나간다고 하던 애들이 서울 단공때는 고민중이라고 해서 사람을 놀라게 하더니 결국은 출전 포기인가, 아 왜, 나가지도 않아보고 왜?! 탑밴드 버프받은 톡식이 갑자기 씬에서 급부상하는 걸 보고 자극받아 꼭 탑밴드에 나간다고 나도 건너건너 들을 정도로 공언을 했던 이들인데, 곧 군대가야된다고 뭔가를 해놓고 가야한다고 공연에서도 말하던 애들인데 도대체 뭘로 계기를 만들려고 하지? 라고, 괜히 내걱정도 아닌 남걱정을 늘어지게 하고 있을 때 공지가 올라왔지. 슈스케4에 참가합니다-라고. (그 공지는 왜 태현이가 올렸을까. 그맘때 생일이라고 배려해줬나 ㅎㅎ)

아마도 롤러코스터에서 찍은 영상으로 지원을 해놓고 8월 말 슈퍼위크 들어가기 직전까지는 정말 실감이 안나던 일이었는데, 어느덧 그들의 슈스케 출전 선언으로부터 9개월이 지났고 슈스케 슈퍼위크부터 2개월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정말 팬인 나도 생각지 못했던 결승에 진출했다. 오오. 다 됐고 일단 TOP4까지 가서 자동차만 타면 그 이상은 바랄게 없다고 했었는데... 결승이라니, 이렇게 되면 우승 욕심이 생겨버리잖아 얘들아. 랄까 ㅎㅎ


_ 참 좋아하던 밴드들이 다 잘 되어서 좋긴 한데,

톡식은 메이저 기획사와 계약하고 홍대 공연이 끊기고 ㅋㅋㅋ 여기저기 방송 출연에 공연에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고, 로맨틱펀치는 탑밴드 준우승 후 홍대씬의 상 아이돌이 되어 단공때마다 20초도 안되서 표가 다 빠져버리는 기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음번은 V홀이니 조금 나아지려나) 아직 그들이 밖에 나오지 않았으나 딕펑스도 그에 못지 않은...어쩌면 훨씬 더한 유명세를 치르겠지. 이제는 홍대 길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마주치고 괜히 혼자 움찔 놀란다거나, 공연 끝나고 나오는데 복도에서 팬에게 잡혀 얘기하는 애들 뒤로 슬그머니 빠져나오는 등의 만소오병짓도 못할테고 공연장에서 좋은 자리를 잡으려면 어지간한 티켓팅 스킬로는 무대 언저리에 끼지 못할 정도가 될지도 모른다. 어차피 내가 밴드맨들이랑 친분 쌓는데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게 아쉽지는 않다. 하지만 이제 오손도손 작은 클럽에서 이산화탄소때문에 숨막혀가며 ㅋㅋ 놀듯이 보는 공연은 어렵겠지. 어려워지겠지. 그게 좀 아쉬울 뿐이네.


_ 클럽 공연 다시 자주 다녀야지.

딕펑스가 워낙 주말마다 공연을 했던 터라 ㅋㅋ 의도했던 아니던 1,2주에 한 번은 꼭 클럽공연을 뒤지고 다녔는데 얘네도 없어지고 톡식도 사라지고 로펀 바빠지고 와이낫은 공연 잘 안하고(!!!!!) 하다보니 덩달아 나도 쉬고있네. 뭐, 쓸데없이 바쁘기도 했고. 슬슬 연말도 되고 여기저기 기획공연도 생기고 하니, 클럽 공연 좀 놀러다녀야겠다. 블랙백 공연도 못본지 오래됐고.... 판타스틱드럭스토어 공연은 간다간다 맘만 먹고 결국은 한번 보지도 못하고 얘네 앨범준비하러 들어가게 생겼고 -_-; 11시 11분 공연 어디서 하는지 뒤져서 보러 가야지. 딱 한 번 봤을 뿐인데 제법 맘에 들어서 다시 보고싶으다. 포스트패닉..말하자면 유구삼 ㅎㅎ 아 입에 안붙어 ㅋㅋ 여튼 포스트패닉 공연도 보러가야지. 얘네도 앨범 준비한달때 됐는데. 흠. 사운드홀릭은 뭉쳐서 연말공연같은거 안하나. 하면 보러갈텐데. 뭐 여튼, 좋은 음악은 널리고 쌓였으니 나도 나대로 다시 홍대 클럽지도 구석구석 누비는 생활을 스타트 해야지. 서울 라이브뮤직 페스타 이번 라인업은 어케 나왔나 함 살펴봐야겠다.

일단은 가까이로 12월 7일 와이낫 단공부터... 게스트 게플에 각 밴드 보컬들도 나온다하니 ㅋㅋ 즐거이 볼 수 있을듯. 게다가 벨로주다. 아 벨로주 좋다. ㅎㅎㅎ 아 그리고 또 가급적, 이번주 일요일에 경주 여행에서 좀 일찍 올라오게 되면 C클라우드 이장혁씨 공연 보러가야지. 이장혁씨 좋다. 매우 좋다.


_ 이렇게 살금살금 씬이 살아났으면.

탑밴드2 시청률이 저조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로인해 홍대가 좀 더 북적거리는 느낌이고, 딕펑스가 슈스케에서 잘되는 덕에 밴드음악에 대한 관심도 좀 살아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냥, 느낌적인 느낌. 아이돌 음악 뿐 아니라 이런 자생적이면서도 개성 강한 매력적인 음악도 대한민국에 존재하고 있으며, 굉장히 멋지게 잘들 하고 있다는 것을 많이들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들이 홍대의 작은 무대 뿐 아니라 여기저기 자신들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매우 행복하겠다.


_ 그러니까, 딕펑스 화이팅.

우승해라. 우승해서 니들이 가진 저력을 보여라. 

걱정했던대로 "경연"무대에 나가고 보니 원래 홍대에서 유명했느니 안했느니 누구보다 인지도가 높았느니 안높았느니 태현이가 노래를 잘하느니 마느니(말이되냐 -_- 생각할수록 빡침) 슈스케 끝나봐야 별볼일 없을거라느니 어쩌니 쓸데없는 말들이 너무 많이 들리는데 애시당초 그런데 휘둘릴 아이들 같았으면 그렇게 독하게 맘먹고 슈스케 출전따위 하지 않았을거라는 것이 알량한 내 빠심으로 내린 결론이다. 아마 자기들 마음처럼 홍대 씬으로 돌아와 클럽공연을 다시 한다해도 예전같은 분위기는 되지 않을게다. 선착순공연따위 했다가는 밤을 새네 어쩌네 난리가 날거고, 기존 공연보던 클럽공연 빠들이랑 신생 빠들의 문화 자체가 너무나 달라서 거기서 야기되는 문제들도 있을거고, 무엇보다 이렇게 얻은 인지도로 이런저런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혹여 맘맞는 기획사라도 생겨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되면 톡식처럼 홍대 클럽을 돌면서 공연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는 문제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이 이렇게 얻은 성과가 평생 음악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반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싶다. 팬이라는 이름으로 옆에서 지켜보기엔 행복하고 즐거울 것 같다. 그러니까 기왕 여기까지 올라온거 멋지게 우승해버렸으면 좋겠다. 

사실 지난주 무대를 보고 너무 행복하고 뿌듯해서 그 이상 바랄게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거야 내 생각이니까. 이미 아마추어가 아닌 이들이 ㅋㅋ 경연에 나가서 그런 편곡에 그런 연주를 하고 있는 자체가 반칙이긴 하지만, 대중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 있어서는 동일선상에서의 레이스가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가진 것을 그 짧은 시간에 그렇게 만들어내서 보여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그들은 최고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그냥 우승해버리자. 뭐 어때. 자격은 이미 충분한것을. ㅎㅎ (사실 음악성으로만 두고 보자면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양민학살 수준이다... 6년 밴드생활 그냥 한 것도 아니고, 음악창고 스케치북 각종 라디오출연에 EP에 정규앨범에 다 자기들 손으로 이루어낸 애들 ㅋㅋㅋㅋㅋ 이제 날개를 단 셈 치자.)





그렇게 힘내어 나도 화이팅.

모두모두 화이팅. ㅎㅎ